진돌.dev
회고2026.04.12 · 11분 읽기

2026 1분기 회고(주저리 주저리)

여진석

2026년은 새로운 회사에서 시작하는 해이다. 1월 12일날 입사하였고 오늘부로 정확히 3개월이 지났으며 수습도 끝났다. 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일기(?)느낌으로 주저리 주저리 테마별로 작성해보았다.

(정확히 오늘 날짜로 수습기간이 만료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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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업무 회고

만들어진 것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3개월 만에 US 커머스 웹을 만들어야 된다는 미션을 받았다. 모든 WBS, 모든 일정표가 이미 주어져 있었다. QA와 feature 개발 일정이 겹쳐 있는 일정은 정말 경악스러웠다..

AI를 사용해서 병렬로 일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정이었을 것 같다.

나는 이 과정속에서 회원스쿼드에 속하게 되었다. 유저의 개인 정보를 보여주는 모든 일을 담당하는 곳이다. 인증 플로우부터 마이페이지 작업 등이 주된 업무다.

입사했을 때 인증 플로우는 다른 스쿼드 개발자분이 이미 구성해놓은 상태였고, 내가 이어받아 혼자 작업하게 되었다. 기존 플로우를 잘 모르다 보니, vitest를 구성하면서 기존 플로우를 개인적으로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리팩토링이나 버그 수정을 이어받아 할 때 버그가 발생하지 않도록 테스트를 깔아두면서 받아서 작업했다.

이렇게 급하게 나온 결과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결과물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이 강제로 AI를 어떻게 잘 써야 하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당장 완성하기 급급하여 회사 내에서 개인적인 성장이나 기술적인 고민을 넣을 기회가 없다 보니, AI를 어떻게 잘 사용해서 개발하지라는 고민으로 많이 빠졌던 것 같다.

병렬 작업과 태스크 관리

피처 개발과 인수인계받은 부분의 버그 QA를 동시에 수정하다 보니 많이 버거웠다. 이때 병렬 작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conductor 같은 툴을 이용하며 worktree도 사용해봤다. worktree를 사용해서 병렬 작업하면 좋다는 말은 계속 들었지만, 역시 사람은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야 사용하게 된다.

회사에서 지라 카드를 이용한 태스크 관리를 하지 않다 보니 일이 누락되는 경우가 생겼다. 어떻게 개선할까 고민하다가 태스크를 기록해주는 에이전트를 하나 만들었다. 에이전트에게 slack이나 구두로 전달받은 업무를 그냥 넘기면 노션과 연동하여 task board를 생성 및 관리해주는 방식이다. 지라 카드로 일을 주고받았던 이전 회사에서의 경험을 이어가고 싶었는데, 유효하게 작동하여 훨씬 수월하게 일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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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프론트엔드 팀에 대한 고찰

처음 왔을 때 많은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보였고, 같이 들어왔던 동기분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이미 기존에 결정된 내용을 어디까지 침범해도 되는 걸까, 제안하는 게 실례되는 것은 아닐지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최대한 개인적인 취향을 배제하고 리스키한 부분만을 추리고 추려서 위클리 시간에 많은 안건을 냈다.

tanstack query의 쿼리키 관리 방식, 선언적인 팝업 컴포넌트 컨벤션, CSS 스타일 생산성 증가를 위한 고민, search params 컨벤션, 웹뷰 이벤트 브릿지 설계, AI 스킬, 문서 관리 등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내봤다.

근데 대부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좋네요", "잘 모르겠네요"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라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팀원들의 의견을 더 잘 듣고, 내 의견도 전달하며 대화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회사 분위기 자체가 논쟁하고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은 게 문제일까, 내가 과도한 의욕일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프론트엔드 팀에 리드가 없는 점도 한몫하는 것 같다. 인원은 10명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고민을 얘기하면서 프론트엔드 챕터를 끌고 가줄 분이 없다 보니 하나의 의견 취합이 안 되는 느낌이다.

반면에 이전 회사에서는 모든 결정에 기술적인 논의를 치열하게 했다. 과하게 고민하는 게 아닐까, 시간 낭비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표님조차 너무 오래 걸리는 거 아니냐, 효율적으로 할 수 없냐는 의견을 주실 정도로 과하게 했다.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과하고 돈 낭비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게 공감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이 과정속에서 전해지는 지식, 내가 몰랐던 영역, 공부해야되는 영역이 확장이 되는데, 이런 과정 없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큰 그림을 전혀 못 보고 작업하는 것은 AI가 아직까지는 대체해줄 수 있는 영역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커피챗

옛날에는 이런 커피챗 신청하는게 무섭고 부끄러워서 잘 못했었는데, 항해 플러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조언받았던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회사에서도 필요시에는 적극적으로 커피챗을 하며 팀원들이랑 좋은 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최근에 백엔드 팀에 합류하신 개발자분께서 리딩을 많이 하시려는 모습을 보고 커피챗을 요청드렸었다. 프론트엔드 챕터 관련 고민을 나눴고, 감사하게도 프론트엔드 챕터 리딩을 해주시는 분이 없는 걸 알고 본인이 많이 어드바이스할 계획을 이미 갖고 계셨다고 한다. 함께 앞으로의 계획이나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가볍게 나누며 좋은 팀을 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고민은 혼자하지말고 더 적극적으로 팀원들에게 커피챗을 요청해야겠다!

사수가 되어버린

4월에는 인턴분이 회원스쿼드에 합류하시게 되면서 비공식적인 사수같은 느낌이 되었다. (난 오늘 수습끝났는데..) 코드 리뷰할 동료가 생긴것은 좋지만, 채용 전환형이라 내가 어떤 일을 주느냐에 따라 다른 평가를 받으실 수도 있고, 나의 평가가 그분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깨가 무겁다.

커피챗도 해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것들에 관심이 있는지 대화도 나눠보고 있다. 내가 뛰어난 사람은 아니지만 최소한 경험했던 부분 안에서는 그분이 얻어갈 수 있는 게 있도록 노력해보려고 한다.

회원스쿼드 특성상 상당히 리스키한 일을 하거나 단순한 퍼블리싱이나 잔업무를 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고민이 많다.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사수가 되어본 건 처음이라 어렵다.


개인 스터디

사내 스터디, 사내 AI 모임, AI 스터디 모임, 블로그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일을 너무 벌려놨다는 자각이 있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스스로가 불안해지고 정신적으로 더 힘든 것 같다. 뭐라도 강제로 나를 갈아넣는 게 필요한 것 같다.

사내 스터디

react-router-v7 공식문서를 학습하며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다음은 tanstack query 공식문서 뜯어보기인데, 공식문서만 서로 뜯어보기를 하니까 숙제 검사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학습한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야 할지, 스터디 시간 자체를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될 것 같다.

사내 AI 모임

회사 내에서 AI를 어떻게 쓰는지 서로 공유하고, 프로젝트 내 AI 문서를 정리해보자는 취지로 매주 월요일마다 모여서 회의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서로 의견을 공유하고 더 적극적으로 논쟁하며 진행하고 싶은데, 다들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시지 않아서 아쉽다. 어떻게 하면 참여를 유도하고 더 좋은 시간을 쓸 수 있을까 싶다. 리딩할 자신이 없는데 내가 리딩을 해야 되는 걸까라는 고민도 하고 있다. 나도 많이 부족하고 리딩 당하고 싶은데.

AI 스터디 모임 (실력없는 개발자 대체되면 망한다고요)

주말에 일주일에 두 시간 AI 관련 스터디를 하고 있다. 처음엔 두 시간으로 뭐 하나 싶었지만, 같이 공부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노하우도 얻고 자극도 받는 것 같다. AI만으로 2시간씩 꾸준히 공부하는 게 쌓이다 보니 하지 않은 사람과 분명 차이가 난다고 느껴진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함이 얼마나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다시 한번 느꼈다.

글쓰기 스터디 (똥글똥글)

작년부터 하고 있지만 많은 글을 제대로 작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스스로에게 자신감도 잘 없어서 그런지 글 작성하는 게 조금 부끄럽고 어렵다. 그래도 올해는 뭐라도 적자는 마음으로 한 달에 1~2개는 작성 중이다. 꾸준함이 영향을 줄 거라 믿고 계속 해보려 한다.


일상

팀원들과 내기하기

거의 매일 팀원들과 가위바위보 하나 빼기를 해서 진 사람이 아닌 이긴 사람이 커피 사기를 하고 있다. 상당히 재미있고 도파민이 돌아서 3월에는 간단하게 대시보드를 만들어 데이터를 기록하고 있다. 압도적인 나의 승률에 만족하며 꽁짜커피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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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살하기

풋살은 나에게 가장 큰 도파민이다. 3월달에는 전 회사분들이랑 풋살 골내기해서 술값 10만원을 잃었고, 지난주에는 동기분과 퇴근하고 풋살 골내기해서 스타벅스 사드렸다.

도파민 잃기만 하는 것 같지만,,, 즐..겁다..

최근에는 발목을 다치면서 쉬기도 했는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언제까지 풋살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도 되기 시작한다.

와이프랑 게임하기

최근에 갑자기 와이프랑 운빨존많겜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내에서 유행하는 게임이라 따라 시작했다가 와이프랑 새벽까지 핸드폰만 붙잡게 되었다. 같이 게임하기 참 즐겁지만, 중독성이 높고 벌써 합쳐서 5만원정도 과금을 해버려서 약간,, 걱정중이다.

와이프랑 드래곤볼 정주행

내가 드래곤볼을 워낙 좋아해서 와이프한테 드래곤볼 설명회를 종종 했었는데, 저번에는 유튜브로 보여주면서 설명을 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정주행을 시작했다.

내가 좋아했던 만화를 와이프와 같이 보니까 특별한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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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보러 가기

3/20일에는 와이프랑 연천쪽에 있는 당포성이라는 곳으로 1박 2일 별보러 놀러갔다왔다. 생각보다 별이 많이는 안보였지만,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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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 콘서트

4월 5일 일요일에는 친구와 박효신 콘서트를 보고왔다. 학생 때 실용음악 보컬을 전공했던 친구라 에이징커브 오기전 박효신을 꼭 봐야된다며, 픽업도 다 해준다는 꼬드김에 넘어갔다. 생각보다 아이돌스럽고 소심한 성격이라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노래는 정말 엄청났다. 차력쇼, 서커스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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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향 회고

22살쯤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 혼자 제주도 여행을 가서 오름을 올라간 적이 있었다. 한여름 매우 더운 날이었는데, 아래서 봤을 때 되게 높고 멋있어 보여서 저 위에 올라가면 얼마나 멋있을까 생각하며 올라갔다. 설레는 마음에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서 주변을 살펴봤는데, 특별한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다. 무언가를 더 높은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도달하면 되게 특별할 것 같지만, 내가 크게 바뀌는 것은 없다.

요즘에도 비슷한 것 같다. 알면서도 또 새로운 높은 목표를 향해 삐질삐질 달려갈 것이지만, 생각보다 바뀌는 것은 없을 것 같다. 실망할 것을 알지만 설레는 마음, 특별해질 것 같은 마음이 원동력이 되어서 열심히 살게 되는 것 같다.

요즘 열심히 해서 대기업 왔는데 왜 이렇게 여전히 힘들고 삶이 나아지지 않는 것 같지? 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서 주저리주저리 써봤다.

물론 회사 자체는 당연히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왔으니 복지도 좋고,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졌다. 이전과 비교하면 항상 더 좋긴 하겠지만, 만족을 잘 못하는 건 내 성격인 것 같기도 하다. 불만이 참 많다. 언제나 찡찡댄다.

그게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안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어렵다.


마무리

분기 회고라고 해야될지 그냥 주저리주저리 써봤는데, 이렇게 써보니까 내가 어떤 고민들을 하고 내가 어떤 것들을 했는지 상기되는게 좋은 것 같다. 앞으로도 써봐야겠다.

# 회고
여진석

커머스 도메인에서 제품과 팀의 개발 방식을 함께 개선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입니다.